아이 키우기 괜찮은 도시인가, 그 질문에서 통합을 논해야 한다
검색 입력폼
 
시사칼럼

아이 키우기 괜찮은 도시인가, 그 질문에서 통합을 논해야 한다

전라남도의회 부의장 이광일

전라남도의회 부의장 이광일
[정보신문] 최근 광주·전남 통합을 포함한 초광역 행정체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행정구역을 넓히고 산업과 재정을 키워 지역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방향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 논의 속에서 유독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 영역이 있다. 바로 교육이다.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초광역 행정체제 출범 지방교육자치의 길은?」 토론회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반복됐다. 행정과 산업, 재정 논의는 빠르게 진전되는데, 교육은 늘 뒤로 밀린다는 우려였다. 교육을 행정 효율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경우, 통합 이후 오히려 지역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은 단순한 행정 서비스가 아니다.
교육은 사람들이 이 지역에 계속 살아도 되겠다고 판단하는 기준이다. 부모가 묻는다. 여수에서 아이 키우기 괜찮은가? 이 도시의 학교는 아이의 미래를 준비해 줄 수 있는가?

청년이 고민한다. 여수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어떤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가? 대학이나 취업을 위해 떠난 뒤, 다시 돌아올 이유는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지역은 결국 사람을 붙잡을 수 없다.
정주 여건이 흔들리면 인구가 줄고, 인구가 줄면 산업도 재정도 버티기 어렵다.
정주 → 인구 → 산업 → 재정 이 흐름의 출발점에 교육이 있다.

그런 점에서 초광역 통합 논의는 교육을 가장 앞에 두고 설계되어야 한다. 행정구역이 커지는 만큼, 교육 역시 중앙이나 광역 중심으로 흡수되는 구조가 아니라 지역의 특성과 삶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구조화되어야 한다. 전남은 농업만의 지역이 아니다. 해양과 수산, 에너지와 조선, 환경 등 다른 지역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산업 기반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 역시 그 방향을 반영해야 한다.

지역 산업과 연계된 고등학교 교육, 직업·기술 교육의 실질화, 대학과 산업단지를 잇는 인재 순환 구조가 함께 논의되지 않는다면 통합은 껍데기에 그칠 수 있다. 산단은 있는데 사람은 없고, 일자리는 있는데 지역 청년은 없는 구조를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번 토론회를 지켜보며 한 가지 아쉬움도 남았다.
초광역 통합의 한 축으로 거론되는 광주 측 교육 행정은 토론 패널로 참여해 목소리를 냈지만, 전남을 대표해 교육 현장의 입장을 직접 전하는 패널 참여는 확인되지 않았다. 통합 논의가 중앙에서 빠르게 진행될수록, 각 지역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더 분명히 내야 한다. 전남도, 그리고 여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누군가 대신 말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지역의 교육과 삶의 조건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합은 균형이 아니라 흡수가 될 수 있다.

교육감 선출 방식이나 교육청 권한 조정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방식 논쟁에 앞서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교육 정책이 과연 아이와 지역의 삶에서 출발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정치 논리나 관료적 편의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초광역 행정체제는 단순히 지도를 다시 그리는 일이 아니다. 사람이 머무는 조건을 다시 만드는 일이다.

전남과 여수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교육을 부수적인 의제가 아니라 핵심 의제로 놓고 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배우고, 자라고, 다시 돌아와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지역 경쟁력이고, 지속 가능한 통합의 출발점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