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산지경영팀장 이형희 |
우리는 종종 “나 하나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하지만 한 사람의 작은 선택이 이어질 때 그것은 어느 순간 ‘우리’라는 이름의 큰 힘이 된다. 잠깐 마음의 여유와 정성을 내어 준 덕분에 누군가의 하루가 바뀌고, 한 가정의 겨울이 달라지고, 사회가 조금씩 따뜻해진다. 금전적 후원만이 도움은 아니다. 자신의 시간, 경험, 재능, 따뜻한 말 한마디까지도 모두 커다란 힘이 된다. 마음을 나누는 일에는 거창함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난히 더 힘든 한 해였다. 경제가 늘 좋을 수는 없지만, 만나는 민원인들마다 어려움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며 그 무게를 더욱 실감했다. 각자 사정은 다르지만, 모두가 버거움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냈다는 사실은 같았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향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기다. 힘겨움을 견디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때로는 물질적 도움보다 “당신도 힘들었지요.”라는 한마디의 위로일지 모른다.
제주에는 ‘수눌음’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어려운 일을 함께 거들며 품을 나누고, 그 품을 다시 갚아 나가는 공동체의 마음이다. 이 정신은 단순한 상부상조의 의미를 넘어, “당신의 어려움은 혼자 극복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깊은 연대의 선언과도 같다. 오늘날에도 이 수눌음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누군가를 향한 작은 관심이 행동을 바꾸고, 그 행동이 나와 이웃을 바꾸고, 결국 사회의 공기를 바꾸는 일이 된다.
모두가 힘든 한 해를 지나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가까운 이웃에게 먼저 안부를 묻고, 주변의 누군가가 어렵지는 않은지 살피며,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선물이 된다. 마음이 지치기 쉬운 겨울이지만, 우리가 서로를 향해 건내는 작은 손길 하나가 그 겨울을 덜 춥게 만든다. 작은 관심과 나눔이 모여, 우리 모두가 조금 더 따뜻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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