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변화가 무죄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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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도서관의 변화가 무죄가 되려면

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 주무관 강원주

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 주무관 강원주
[정보신문] 요 몇 년간 도내 도서관들이 리모델링을 한다고 돌아가며 휴관에 들어갔다. 올해도 서귀포시에만 네 개의 도서관이 임시 휴관을 했거나, 아직 휴관중이다. 내가 소속된 도서관도 그중 하나다.

휴관하고 첫날인가, 서가를 비우기 위해 전직원이 달려들어 책을 싸고 나르고 있었다. 휴관소식을 모르고 한 분이 들어왔다가,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서며 한마디 남겼다. ‘휴관해서 편하겠다’

헛걸음도 헛걸음이지만,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니 한동안 감수해야할 불편이 불쾌했을 것이다. 그 한 사람 뿐이랴. 대다수의 주민들이 도서관의 휴관을 조용히 받아들였지만 싫은 마음이 왜 없었을까. ‘나는 문제 없는데 뭘 뜯어 고친다고 몇 달이나 문을 닫을까’ 싶은 마음이 왜 없었을까.

그러나 한편에서는 문제 많은 도서관이었을 것이다. 크지도 않은 도서관에 여기는 서가가 있는 방, 여기는 공부방, 여기는 학생들만 이용하는 방, 저기는 타자소리가 들려도 되는 방. 도서관은 이것저것 고려하느라 칸칸이 벽을 치고, 구색 갖춰 살았다. 그 벽을 허물어 다 껴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도서관이 아무리 쾌적하고 안락해도 이곳에 온 이상 타인들과 공간을 공유한다. 도서관의 본질은 ‘정숙’이 아니라 ‘공유’나 ‘공존’에 가깝다. 내 방처럼 독점적이고 내 욕심껏 조용할 수 없다. 동시에 내 집처럼 편안하고 놀이터에 온 것처럼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 도서관 공간은 바뀌지만 본질은 오히려 강화된다. 그 변화가 유죄가 될까봐 두렵다. 드물지만 한번씩 개인의 목적과 편의가 가장 중요하다는 태도로 불편을 배척할 때, 도서관은 존재 자체가 유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반대로 공간을 공유하고 한 공간안에서 함께 존재하기 위해 배려하고 조금씩 불편을 감수할 때 도서관의 변화는 무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