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단체예약 뒤 숨은함정, 외식업 노리는 노쇼사기

순천경찰서 금당지구대 경사 김유진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8월 26일(수) 10:23
순천경찰서 금당지구대 경사 김유진
[정보신문]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단체예약은 반가운 소식이다. 수십 명의 예약이 들어오면 식재료와 좌석을 미리 준비해야 하지만 그만큼 매출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최근에는 이런 기대심리를 악용한 이른바 ‘노쇼 사기’가 외식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을 노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노쇼라고 하면 예약한 손님이 나타나지 않는 행위를 떠올리지만 최근 범죄형 노쇼는 다르다. 공공기관이나 군부대, 정당 관계자 등을 사칭해 단체회식이나 행사 명목으로 대량 주문을 한 뒤 업주의 신뢰를 얻는다. 이후 식당에서 취급하지 않는 고가의 주류나 특정 물품을 대신 구입해 달라고 요구한다.

자신들이 거래하는 업체라며 연락처를 알려주고 “물품값은 음식값과 함께 결제하겠다”, “먼저 입금하면 나중에 정산하겠다”고 안심시킨다. 명함이나 공문서처럼 보이는 자료까지 보내 의심을 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물품대금을 송금하면 예약자와 판매업체가 동시에 연락을 끊는다. 결국 단체예약은 업주에게 돈을 송금하게 만들기 위한 미끼였던 셈이다.특히 외식업은 단체예약이 들어오면 식재료를 미리 구입하고 좌석과 인력을 준비해야 한다.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손실이 생기는데 대리구매 비용까지 송금하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경찰관으로 현장에서 범죄예방 업무를 하다 보면 사기 피해는 송금하기 전 잠시 멈추고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가 근무하는 지역에서도 지자체와 협업해 외식업체에 노쇼 사기 수법과 대응요령을 담은 예방문자를 보내고, 홈페이지에는 카드뉴스를 게시하고 있다. 순찰요원들도 음식점과 소상공인 업소를 찾아 범행수법을 알리고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돈을 송금한 뒤에는 피해를 모두 되돌리기 어렵다. 문자 한 통이나 현장에서 건네는 짧은 설명이라도 업주가 실제 전화를 받았을 때 “어디서 본 수법인데”라고 떠올린다면 피해를 막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방법은 어렵지 않다. 공공기관이나 군부대를 내세운 대량 주문은 상대방이 알려준 번호만 믿지 말고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대량 주문은 일정액의 예약금이나 선결제를 받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업소에서 취급하지 않는 물건을 특정 업체에서 대신 구매해 달라거나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하겠다”며 먼저 송금을 요구한다면 거래를 멈춰야 한다. 명함이나 공문서를 받았다고 무조건 믿어서도 안 된다. 큰 주문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손님을 의심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가게와 생계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다. 반가운 예약일수록 서두르지 말자. 송금하기 전 한 번 더 확인하는 몇 분이 노쇼 사기로부터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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