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에서 무대까지, 서귀포가 이중섭을 기억하는 법 창작오페라 〈이중섭〉, 10년을 이어 온 무대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예술단(서귀포시 문화예술과)사무장 김대훈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
| 2026년 08월 19일(수) 17:53 |
![]()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예술단(서귀포시 문화예술과)사무장 김대훈 |
고단했던 생애에서 드물게 가족과 함께 행복을 누렸던 열한 달은 이후 서귀포를 대표하는 예술의 기억으로 남았다. 그때의 불꽃이 이제 무대 위에서 다시 타오른다.
하나의 창작오페라가 10년 동안 무대를 지켜 온 것은 지역 예술계에서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이중섭 탄생 100주년인 2016년 공연을 앞두고 2015년 대본과 작곡을 전국 공모하며 본격적인 창작에 나선 이 작품은, 2016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9년 서울 무대에 올랐고, 2022년에는 '서귀포 환상'으로 새로운 이야기 구성을 더하며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같은 이름의 공연이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그 길은 단순한 재공연의 반복이 아니었다. 서귀포예술단이 공연 때마다 대본과 음악, 무대 표현을 다듬으며 10년 동안 완성도를 높여 온 하나의 작품이다. 관악단의 연주와 합창단의 노래가 무대를 이끌고, 제주 지역 성악가와 객원 예술가가 함께하며, 서귀포예술단은 해마다 이 오페라를 온전히 지역의 힘으로 세워 왔다.
한 도시가 오래 품어 온 이름
이 오페라는 혼자 10년을 버틴 것이 아니다. 서귀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중섭을 품어 온 도시였다.
1996년, 서귀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화가의 이름을 딴 거리인 이중섭거리를 지정했다. 2002년에는 그 곁에 이중섭 전시관이 문을 열어 화가의 원화를 품었고, 해마다 이중섭 예술제가 그의 예술혼을 불러냈다.
올해는 이중섭거리 일대에서 봄부터 늦가을까지 ‘서귀포 원도심 문화 페스티벌’이 이어져 원도심 전체가 예술로 물들었다. 이중섭은 더 이상 미술관 안에만 머무는 이름이 아니다. 골목의 풍경과 시민의 일상, 축제의 시간 속에서 되살아나는 현재진행형의 문화 자산이다. 창작오페라 〈이중섭〉은 그 오래된 문화 생태계가 무대라는 형식으로 도달한 결실이며, 서귀포예술단이 해마다 그 무대를 세워 오늘의 10년에 이르렀다.
이번 10주년은 지난 시간을 자축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음 장을 여는 출발점이다. 화가가 이 도시를 그렸듯, 이제 도시가 화가를 그리고 있다. 이중섭이 서귀포의 바다와 가족을 그렸듯, 서귀포는 지난 30년 동안 이중섭을 도시 전체에 그려 왔다. 그 살아 있는 현재를 가장 생생하게 만나는 자리가 오는 9월 4일과 5일, 서귀포예술의전당의 무대다. 거리에서 시작된 기억이 무대 위에서 다시 피어나는 순간, 그 자리에 함께할 이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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