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지키는 29명의 슈퍼맨 민관협력으로 함께 찾아가는 복지사각지대

서귀포시 안덕면 주무관 김지현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8월 19일(수) 17:53
서귀포시 안덕면 주무관 김지현
[정보신문] 읍면동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이라면 아마 한 번쯤은 관내 지역주민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협조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절실하게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사정은 저마다 다르다.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질병과 돌봄의 부재, 가족관계의 단절, 고립과 외로움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행정에서는 다양한 복지제도와 서비스를 마련하여 지원하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의 힘만으로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어려운 이웃을 모두 찾아내고 살피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이웃의 사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펴봐 주는 지역주민들의 눈과 귀가 필요하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안덕면에는 우리 마을을 지키는 29명의 든든한 ‘슈퍼맨’이 있다. 바로 안덕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다.

위원들은 생업과 각자의 일상이 있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준다. 때로는 행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이웃의 사정을 먼저 발견해 알려주기도 한다.

혼자 생활하며 치매 증상을 보이는 어르신이 있다는 소식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부부의 사연도 우리는 지역주민과 협의체 위원들을 통해 듣게 된다.

“이 집에 한번 가봐야 할 것 같다”, “요즘 이 어르신이 걱정된다”는 한마디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한 사람을 발견하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발견된 한 사람의 어려움에 행정의 복지서비스가 연결되고, 지역의 자원이 더해진다. 누군가는 밑반찬을 들고 안부를 확인하고, 누군가는 낡고 불편한 집을 고치는 데 힘을 보탠다. 또 누군가는 말벗이 되어주고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연결한다. 행정과 지역주민, 민간기관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보태면서 한 가정이 다시 일상을 이어갈 힘을 얻게 된다.

이것이 내가 현장에서 느끼는 ‘민관협력’의 모습이다.
민관협력이라는 말은 어쩌면 조금 거창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거창하지 않다. 옆집에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한 번 더 살펴보는 것, 평소와 달라 보이는 이웃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관심을 갖는 것,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주민을 행정기관에 알려주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복지사각지대는 행정의 힘만으로 없앨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제도와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어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그 제도와 연결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결국 지역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웃을 발견하고, 행정이 그 손을 이어받아 필요한 지원으로 연결할 때 비로소 촘촘한 복지안전망이 만들어진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담당하면서 나는 복지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살피는 일’이라는 것을 자주 느낀다. 29명의 위원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수많은 지역주민의 따뜻한 손길이 모여 안덕면이라는 마을을 조금 더 안전하고,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어려움을 먼저 말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웃이 있을지 모른다. 그 한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이웃의 작은 관심일 수 있다.

우리 마을의 29명의 슈퍼맨과 지역주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앞으로도 행정과 함께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관심이 모여 “어려울 때 누군가는 나를 살펴봐 주는 동네”, 그런 안덕면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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