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시설'이 아닌 '하나의 공간'이다

영광군의회 장기소 의장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5월 12일(화) 14:55
영광군의회 장기소 의장
[정보신문] 지난 5월 11일 월요일, 영광군 가정행복과 공무원과 학부모 한 분과 함께 정읍시 메이플랜드를 찾았다. 정기휴무일이라 방문객은 거의 없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시설 구석구석을 차분히 둘러볼 수 있었다.

실내 키즈카페 `천사히어로즈'와 야외 복합 놀이공간 `기적의놀이터'를 잇따라 살펴보며, 평소 품어왔던 소신을 다시금 확인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머물고 싶어 하는 곳은 `잘 갖춰진 시설 하나'가 아니라 `실내와 야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넓은 공간 그 자체'라는 점이다.

나는 의정활동을 시작한 2007년부터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청년 정착 지원과 출산·양육 지원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힘을 쏟아온 사안이 바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좁은 단일 시설 몇 개만으로는 결코 젊은 가족의 발길을 붙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공간은,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한곳에 어우러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번에 둘러본 메이플랜드가 바로 그 사례였다. 약 6만 평 부지에 천사히어로즈 키즈카페, 기적의놀이터, 국민여가캠핑장, 익스트림스포츠시설, 동화마을, 디지털 미디어 아트센터, 수상레저 및 수생태 체험존, 임산물 체험단지 등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시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아이들은 실내에서 뛰놀다 그대로 잔디밭으로 뛰어나가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한나절을 머문다. 사람이 모이고 머무는 이유는 결국 `시설'이 아니라 `공간'에 있었다.

그렇다면, 합계출산율 7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한 우리 영광에는 이러한 공간이 존재하는가?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광 관내에 유사한 시설과 공간이 없어 아이들과 함께 광주 등 인근 대도시의 키즈카페로 `원정'을 떠난다고 한다. 전국 1위라는 자랑스러운 출산율 뒤에, 정작 그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공간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고장이라면, 그 아이들이 가장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고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물론 6만 평은 우리 영광이 단번에 따라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그러나 1만 평, 그것도 어렵다면 최소 5천 평 규모만 확보되어도 의미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핵심은 규모 자체가 아니라, 흩어져 있는 어린이 시설들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실내 놀이시설, 야외 놀이터, 가족 휴식공간, 체험 시설이 한 부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가족 단위 방문객이 반나절, 하루를 머무는 `체류형 공간'이 된다.

우리는 이미 한 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영광군 청년육아나눔터가 그 사례다. 본래 육아 기능을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복합시설로 지을 경우 국비보조금이 추가 교부된다는 이유로 청년지원 기능까지 얹어 짓게 되었다. 그 결과 정작 육아 기능 하나만 소화하기에도 공간이 비좁아, 육아 기능도 청년 기능도 어느 쪽 하나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좁은 부지에 여러 기능을 욱여넣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이미 똑똑히 확인한 셈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읍내의 좁은 부지에 시설을 욱여넣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소 외곽으로 나가더라도 충분한 부지를 확보해 어린이 관련 시설을 단계적으로 집약해 나가는 장기적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지금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5년 뒤·10년 뒤 영광의 모습이 달라진다.

9대 영광군의회의 임기도 이제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2007년부터 한결같이 주장해온 소신을, 마지막까지 다시 한번 군민 여러분과 집행부에 전하고 싶다. 영광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설 하나'가 아니라 `공간 하나'다. "영광에 가면 아이와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곳이 있더라ˮ는 한마디 입소문이 청년 가족의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좁은 읍내가 아닌 넓은 들녘 위에 아이들의 웃음이 한데 모이는 그 공간이 영광에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이 기사는 정보신문 홈페이지(www.jungbonews.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jungbonews.co.kr/article.php?aid=13145054240
프린트 시간 : 2026년 05월 15일 01:4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