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전쟁을 계기로 농업의 체질을 바꿔 위기를 극복하자 (사)한국농촌지도자제주시연합회장 이석근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
| 2026년 03월 31일(화) 22:35 |
![]() (사)한국농촌지도자제주시연합회장 이석근 |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질소·인산·황 계통 비료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충격이다. 중동은 세계 비료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국가들은 암모니아와 요소, 인산비료 원료의 핵심 공급지다.
특히 요소는 상당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하고 있는데, 이 해상 통로가 흔들리는 순간 비료 가격은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미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 요소 가격은 상승세에 들어섰고, 인산비료와 복합비료 역시 연쇄적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천연가스 가격 급등, 해상운임 상승,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비료 시장은 가격과 수급 모두에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단기간에 끝날 성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기구들 또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비료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지금의 전망은 얼마든지 더 악화될 수 있다.
비료별 영향도 뚜렷하다. 질소비료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만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어서 인산비료는 황과 황산 공급에 의존하는 구조로 인해 2차 충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일 품목이 아니라 비료 전체 가격을 끌어올리는 연쇄 상승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칼리 비료는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물류와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이 역시 안전지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가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단순한 비용 증가가 아니다.
비료값은 오르는데 농산물 가격은 따라오지 못하는 ‘역마진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농가의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제주 감귤과 만감류 농가의 경우, 비료 투입 비중이 높은 작목 특성상 이번 충격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봄철 신초 발아와 착과기에 필요한 비료 투입을 무작정 줄이기도 어렵기 때문에, 비료 가격 상승은 곧바로 경영 부담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외부 충격보다 내부 대응이다.
불안 심리에 따른 과다 구매, 관행적인 과잉 시비는 오히려 농가 스스로 위기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은 분명히 방향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첫째, 비료 구매는 분할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일괄 구매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둘째, 토양검정과 엽분석을 기반으로 한 정밀 시비가 필요하다.
과잉 투입이 아닌 부족분 보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생산량 중심에서 품질 중심 농업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특히 과수 농업에서는 품질이 곧 경쟁력이다.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다. 농업의 방식 자체를 바꾸라는 강력한 신호다. 우리는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존의 관행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변화에 대응할 것인가.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면, 우리 농업은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더 강한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현장을 지키는 농업인이 있다. 지금이 바로, 농업의 체질을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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