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첫얼굴’, 버스 승차대

서귀포시 영천동주민센터 지방행정 7급 이종길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3월 30일(월) 21:51
서귀포시 영천동주민센터 지방행정 7급 이종길
[정보신문] 제주를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무엇일까. 푸른 바다와 한라산의 능선도 있겠지만,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버스 승차대’ 또한 그들이 마주하는 제주의 중요한 단면이다.

도민들에게는 매일의 일상이 시작되는 공간이자, 여행객들에게는 제주의 친절함과 청결함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즉, 버스 승차대는 단순한 대중교통 시설물이 아니라 ‘제주의 인상’이 결정되는 첫 번째 얼굴인 셈이다.

하지만 행정 현장에서 마주하는 승차대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할 때가 많다. 기둥마다 흔적을 남긴 불법 전단지, 무심코 던져진 일회용 컵, 그리고 비바람에 씻기지 못한 채 뽀얗게 쌓인 먼지들. 누군가에게는 잠시 거쳐 가는 자리일 뿐이겠지만, 그 짧은 머무름 속에서 사람들은 그 도시의 세심함을 읽어낸다. 승차대가 무관심으로 얼룩질 때,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마저 그 빛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버스 승차대는 법적으로 엄격히 관리되는 공공시설물이다. 하지만 법적 제재나 단속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이 공간이 ‘제주의 자부심’이라는 공공의식이다. 내가 머문 자리가 깨끗해야 다음 사람도, 그리고 먼 길을 달려온 여행객도 제주에 대한 좋은 기억을 품고 떠날 수 있다는 평범한 상식이 필요하다.

주민센터에서는 정기적인 물청소와 가로환경 정비를 통해 승차대의 얼굴을 닦아내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제주의 인상’은 행정의 빗자루질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시설을 관리하는 공무원의 책임감 위에, 내 집 거실처럼 아끼고 배려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오늘 우리가 머무는 버스 승차대가 조금 더 투명하고 쾌적하기를 바란다. 그곳은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장소를 넘어, 제주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우리의 품격을 전하는 소중한 창(窓)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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