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傾聽)에서 시작되는 성숙한 지방자치

담양군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조관훈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2월 06일(금) 17:31
담양군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조관훈
[정보신문] 지방자치가 지금은 매우 익숙하게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지만, 사실 지방자치가 제대로 시행되어 발전하게 된 것은 불과 30여 년에 불과합니다. 1961년 군사정권에 의해 지방자치가 중단되고, 1991년이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되기까지 지방자치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지방자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의 복리증진 및 행복실현”에 있습니다. 초기의 지방자치가 제도의 완성에 중점을 두고 빠르게 성장해왔다면, 이제는 “성숙한 지방자치”를 통해 결실을 맺어나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산업화 시대 우리나라의 국가정책이 그러했던 것처럼, 지방자치단체 역시 양적 성장을 목표로 몸집을 불려왔습니다. 실적을 과시하기에 좋은 공공 인프라 확장에 과감히 투자하고, 작게는 몇십억원부터 많게는 몇백억원까지 혈세가 투입되는 공모사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전국 243개의 자치단체 중 약 40%가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필자는 제8대 담양군의회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해오며, 지역구인 봉산·수북·대전면 주민뿐만아니라, 담양군 12개 읍면의 주민들을 수시로 만나고 다양한 목소리를 접해왔습니다. 주민들은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의 개선을 끊임없이 행정기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을 진입로가 좁아 농기계도 다니기 힘들다”는 주민의 하소연, 수억원이 드는 대형 사업은 아니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매일의 불편이자 간절한 바람입니다. 현장을 확인하고 관계부서와 협의하여 문제를 해결했을 때, 주민들의 밝은 얼굴에서 의정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합니다.
주민들이 자치단체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번지르르한 시설물이 아닙니다. 고향과 생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한자 ‘들을 청(聽)’의 구성을 보면 귀(耳)+임금(王)+열개(十)의 눈(目)+하나(一)의 마음(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왕처럼 귀를 열고, 열 개의 눈으로 보고, 하나의 마음으로 대하는 것, 즉, 단순히 귀로 듣는 차원이 아니라 눈으로 상대를 살피고, 마음으로 듣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상대방 쪽으로 기울여 잘 듣는 것을 경청(傾聽)이라 합니다.

우리는 흔히 말을 잘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만, 잘 듣는 것이야말로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흔하지만, 잘 듣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주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의 최대 덕목은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는 것이라 할 것이며, 그것이 바로 “성숙한 지방자치”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민생의 현장에서 뵙는 주민들은 권한있는 자의 책임있는 답변과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생활민원을 충분하게 또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자치단체는 존립기반이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작은 민원 하나라도 성심껏 해결하려 노력하는 자치단체는 주민과의 신뢰를 쌓아갑니다. 민생 중심의 성숙한 지방자치를 위해 노력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성숙한 지방자치”는 주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작은 불편함도 놓치지 않으며,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방자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의 행복실현에 있습니다. 주민의 행복실현을 위해 작은 것부터 잘 듣고 충분히 배려하는 것, 성숙한 지방자치를 이룰 때 주민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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